제5화
두 차가 충돌하는 순간, 김나은은 본능적으로 유성을 보호하려 했지만 엄청난 충격으로 터널 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김나은의 이마에서 피가 쏟아졌다.
유성이도 눈가에 상처가 나 아파서 울기 시작했다.
호영은 살짝 긁힌 정도였지만 더 크게 울며 소리쳤다.
“엄마! 아저씨! 이 사람들이 나를 공격했어요!”
유한주와 송서희가 달려왔을 때 호영은 여전히 울부짖고 있었고, 김나은은 피가 흐르는 유성이를 안고 떨고 있었다.
“김나은!”
유한주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미쳤어? 어린아이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송서희는 호영이를 가슴에 안으며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어떻게 호영이한테 그럴 수 있어요? 호영이는 겨우 다섯 살이잖아요!”
김나은은 상처가 난 유성의 눈가를 간신히 붙잡았다.
피가 눈물에 섞여 흘러내렸다.
“애가 일부러 부딪힌 거예요! 우리를 해치려고 했어요!”
“다섯 살짜리 아이가 널 해치려 했다고?”
유한주는 분노에 차서 비웃듯 말했다.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유성은 아파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피가 김나은의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고 있었기에 그녀는 더는 논쟁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길을 비켜줘요. 유성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해요!”
하지만 유한주는 그녀의 팔목을 잡아끌며 경호원에게 냉정하게 명령했다.
“막아.”
“한주 씨!”
김나은은 목소리가 떨렸다.
“유성이가 피를 흘리고 있어요!”
“사과해.”
유한주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호영이를 놀라게 했잖아.”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노려보았다.
“호영이가 일부러 부딪쳤다고요!”
“사과 안 하면 절대 못 보내.”
유한주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차갑게 말했다.
“아니면 유성이가 대신 사과하게 할 거야?”
김나은은 몸이 흠칫했다.
유성은 너무 아파서 의식을 잃을 정도였다.
아이는 괴로워하며 작은 손으로 힘없이 그녀의 옷깃을 잡았다.
“엄마... 아파요...”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미안해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못했어요. 이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도 되죠?”
송서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유한주는 여전히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
“이게 사과하는 태도야?”
유성의 피는 김나은의 소매를 적셨다.
김나은은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요! 이렇게 하면 되나요?”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에 유한주는 눈을 크게 떴다.
“난 너에게 무릎 꿇으라고 한 적 없어...”
하지만 김나은은 이미 아이를 안고 급히 병원을 향해 달려고 있었다.
병원에서.
유성의 상처는 봉합해야 했지만 너무 어려서 마취를 할 수 없었다.
아이는 온몸을 떨며 김나은의 손가락을 꽉 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아파요... 너무 아파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던 김나은은 계속해서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금방 나아질 거야... 엄마가 여기 있어...”
유성이 잠이 들고 나서야 그녀는 지친 몸을 이끌고 약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VIP 병실을 지나가다가 송서희의 낮은 목소리를 들었다.
“호영은 상처가 크지 않으니까 상관없어. 유성을 지키러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송서희는 죄책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나은 씨가 무릎까지 꿇었는데 분명 화났을 거야. 이혼이라도 하면 어떡해? 그땐 내가 어려서 몰랐어. 너와 다투고 나서 홧김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거로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어. 지금도 이렇게 돌봐주는데 나은 씨가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몰라.”
유한주의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혼할 거면 이미 했을 거야. 내가 파산했다고 속여도 떠나지 않던 사람인데 이제 와서 떠나겠어?”
유한주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비웃었다.
“나은이와 아이는 나를 뼛속까지 사랑해. 이번 생에는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