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한은주는 딸을 쳐다보지도 않고 유성이를 안고 거실로 걸어갔다.
몇 걸음 걷다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문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어서 들어와! 이웃집 아주머니가 보면 내가 너를 박대하는 줄 알겠어!”
유성이가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
“엄마, 빨리 들어와요!”
김나은은 살짝 미소 지으며 유성이의 책가방을 메고 안으로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입구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신발장을 열자 그녀의 슬리퍼가 신발장 가장 바깥쪽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엄마...”
김나은의 눈가가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왜 그래요?”
김나은이 우는 것을 보자 유성이는 한은주의 품에서 내려와 얼른 김나은의 눈물을 닦아주러 갔다.
“유성아, 엄마는 그냥... 너무 기뻐서 그래.”
한은주는 눈앞에 있는 모자의 모습을 보며 엄숙했던 표정을 거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나은아, 돌아왔으니 유성이와 여기서 지내자꾸나. 네 아빠는 시장에 채소 사러 가셨어. 네가 돌아온 걸 알면 아마 생선 몇 마리 더 사러 다시 뛰어가실 거야.”
“생선! 엄마는 생선을 제일 좋아해요! 외할머니, 정말 최고예요!”
유성이는 신나서 방방 뛰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아이고, 내 외손주!”
한은주는 얼른 유성이를 안아 올리며 몇 번이나 뽀뽀했다.
“이제부터 외할머니랑 같이 자는 거다, 응?”
“네.”
유성이는 웃으며 한은주에 안겼다.
“외할머니가 좋아요!”
김나은은 눈 앞에 펼쳐진 화기애애한 광경을 보며 눈물을 닦고 웃었다.
“엄마 웃어요. 엄마는 웃는 모습이 제일 예뻐요!”
유성이가 손뼉을 쳤다.
하지만 갑자기 그의 얼굴에 슬픔이 번졌다.
“엄마 거기선 매일 안 웃었어요. 밤마다 울었어요.”
“뭐라고? 나은이가 매일 울었다고?”
문 앞에서 분노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집 안에 있던 세 사람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장바구니를 손에 든 김태현이 문 앞에 눈을 크게 뜨고 서 있었다.
“젠장, 유한주. 내가 그래도 유 회장 곁에서 사십 년간 일했는데 감히 내 딸한테 이럴 수가 있어?”
김나은의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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