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차 안의 히터는 충분히 따뜻했고 공기 중의 냉기를 완전히 밀어냈다.
익숙한 우디 계열의 남성 향이 그 따뜻한 공기와 뒤섞여 강유진을 감쌌다. 순간 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
‘왜 하재호의 향기가 나지?'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 차는 하재호의 차량이라는 것을.
그의 향기가 나는 게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고 자칫하면 주객이 바뀐 듯 착각할 뻔했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다른 향, 이를테면 여자 향수 같은 건 전혀 나지 않았으니까.
장지훈이 강유진에게 어디로 가냐고 묻자 강유진은 간결하게 주소를 말했다.
“강유진 씨는 그대로네요. 여전히 열심히 사시네요.”
“아마 태생이 소처럼 일할 운명이라서 그런가 봐요.”
두 사람은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았고 짧은 거리라 이내 목적지에 닿았다.
장지훈은 내려서 트렁크에서 방금 산 케이크를 꺼냈다.
내리기 전, 강유진은 백미러에 걸린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을 손에 집어 들었다. 그건 예전에 하재호를 위해 절을 오르며 99번 절을 올린 끝에 얻은 부적이었다.
그에게 건넸을 때 그는 그런 미신은 믿지 않는다며 웃었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강유진도 그런 건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하재호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부터였다.
그는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차는 완전히 박살 났다.
강유진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충격 받았다. 그 후로는 그를 돌보며 걱정했고 밤마다 그가 다치는 꿈을 꾸었다.
세상에 신도 귀신도 없다고 믿던 그녀였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그를 보자 마음이 달라졌다.
결국 절로 찾아가 한 번, 또 한 번 무릎을 꿇으며 신에게 그의 안녕을 빌었다. 단지 그녀의 마음속에 소중한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는 그 마음을 거두려 했다. 진심을 다해도 상대의 진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제는 그 상대를 바꿀 때다.
...
강유진은 줄곧 허재열의 능력을 믿어왔고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비록 이번엔 단순한 경량 버전 시제품일 뿐이지만 완성도와 사용감은 매우 훌륭했던지라 그녀의 자신감이 다시 살아났다.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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