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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프라임 산하에는 여러 분야의 기술 산업이 있지만,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반도체 사업이었다. 하재호는 바로 그 반도체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프라임을 지금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강유진의 스타트업처럼 업계의 문턱조차 간신히 넘은 작은 회사와 달리 프라임 같은 규모의 대기업은 이런 세계급 기술 포럼에서 당연히 귀한 손님으로 초대받는 존재였다. 그들에게 초대장은 그저 평범한 종잇조각일 뿐이었다. 사실 강유진도 처음부터 그 방법을 떠올리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하재호와 다시 얽히는 게 싫었기에 실행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녀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준 건 여수빈이었다. 일은 일이고, 사적인 감정은 빼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바닥은 아주 좁았다. 어차피 고개만 들면 다시 마주칠 사람들이었으니 괜히 망설이고 피하면 오히려 미련 못 잊은 사람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래서 여수빈과의 통화를 끝낸 뒤 강유진은 결국 하재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그가 예전보다 훨씬 빨리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강유진은 그저 우연히 핸드폰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받은 거라 짐작했다. “하 대표님, 잠시 이야기 나눠도 괜찮을까요?” 강유진의 목소리는 아주 딱딱했다. “괜찮다는 게,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지?” 하재호가 되물었다. 전화를 타고 흐르는 그의 목소리는 묘하게 낯설었다. 아마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일 것이라 생각했다. “예를 들면 혹시 일하시는 데 제가 방해하는 건 아닌가 해서요.” 그러자 하재호가 낮게 웃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건데?” “그럼 일을 마친 후에 다시 걸게요.” 강유진은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하재호는 다시 그녀를 비웃었지만 이번에는 어투에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나 안 바빠. 무슨 일인데?” 목소리에는 억눌린 짜증이 배어 있었다. 강유진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돌려 말하지도, 애매한 말을 하지도 않았다. “초대장은 있어. 하지만 강유진, 그냥 공짜로 줄 수는 없지.” 하재호는 다시 느긋하게 말했다. “강유진, 나 케이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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