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물론 그건 하재호의 일이었던지라 강유진은 그저 몇 마디 투덜대고 말았다. 여하간에 간섭할 권한도 관심을 둘 이유도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시급한 건 AI 정상회의 포럼 초대장 한 장을 더 구하는 것이었다.
강유진이 그 일로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서동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요즘 서동민은 굉장히 바빴기에 강유진은 일부러 연락을 자제했고 자금난에 허덕였을 때조차도 그에게 손 내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세화의 상황을 그녀는 대략 알고 있었다. 서동민이 귀국한 건 단순히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동안 망가진 회사를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더구나 전임 경영진의 무능까지 겹쳐 그동안 세화는 꾸준히 하락세였다. 기반이 워낙 탄탄하지 않았다면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그래서 전화를 받은 강유진의 첫 마디는 이것이었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서동민은 웃으며 대답했다.
“응, 거의.”
“잘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응.”
별것 아닌 대화였지만 서동민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었고 마치 그 한마디에 그간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지금 시간 있어?”
서동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유진은 당연히 시간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 세화로 올래?”
강유진이 의아해하자 서동민은 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아, 오늘 네가 낸 대출 신청서를 봤어. 그래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래. 괜찮으면 지금 잠깐 올래?”
“네! 갈게요!”
강유진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사실 그건 아주 소액 대출이라 서동민이 직접 만나 챙길 이유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굳이 부른 건 도와주고 싶어서였다.
그런 그의 호의를 차마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강유진은 세화로 가는 길에 근처 꽃집에 들러 금귤나무 화분을 하나 샀다.
서동민이 미리 말을 해둔 덕분에 강유진이 도착하자마자 비서가 길을 안내해주었다.
“강유진 씨, 잠시만요. 대표님께서는 지금 회의 중이신데 아마 10분 안에 끝날 거예요.”
“네, 그럼 이건 대표님께 선물로 드리려고 사 온 건데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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