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서태우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옆에서 서동민이 눈빛으로 경고하자 억지로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래도 그는 강유진을 향해 독기 어린 시선으로 몇 번이나 노려봤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저 그가 했던 방식 그대로 되돌려줬을 뿐인데, 화를 내는 건 오히려 그였다.
노윤서는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동민아, 책상 위의 금귤나무 화분이 참 예쁘네. 사무실 딱딱한 느낌이 누그러지고 조금은 아늑하고 인간적인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
“그리고 금귤나무는 의미도 좋잖아!”
역시나 천성적인 충신인 서태우가 노윤서의 말에 바로 거들었다.
“맞아, 나도 들어오자마자 이 금귤나무에 눈이 갔어. 정말 너무 우아한 것 같아.”
서동민도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진이가 선물한 거야. 좀 특별해 보여서 그냥 여기 두었지.”
순식간에 사무실이 30초 가까이 조용해졌다.
노윤서는 그 뒤로 단 한 번도 그 분재를 쳐다보지 않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동민아, 이번에는 자금 조달 건을 좀 상의하려고 온 거야.”
서동민은 차분히 말했다.
“그런 일은 그냥 프로젝트 책임자가 은행 담당자랑 직접 조율하면 돼. 네가 직접 올 일은 아니지.”
“그냥... 오랜만에 네 얼굴도 볼 겸 식사라도 같이하려고 왔어.”
그러면서 말을 멈추더니 은근히 강유진을 흘겨보며 덧붙였다.
“이따가 재호도 올 거야. 원래는 같이 오기로 했는데 급한 일이 생겼대. 그래서 끝나는 대로 바로 날 데리러 온다고 했어.”
강유진은 아무렇지 않게 손에 든 경제 잡지의 페이지를 한 장 넘겼다. 마치 그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노윤서는 강유진이 일부러 태연한 척한다고 생각했으나 강유진은 정말로 태연했다.
물론 노윤서가 하는 말은 다 들렸다. 다만 궁금했던 점이 하나가 풀렸을 뿐 다른 건 없었다.
하재호와 노윤서는 예전처럼 역시나 붙어 다녔다. 정말이지 질릴 만큼 말이다.
서동민은 시계를 보고 식사 시간인 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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