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강유진은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떨어지는 걸 뚜렷이 느꼈다. 그 안에는 차갑고 날이 선 기운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노윤서는 강유진의 표정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을 이어갔다.
“전에는 유진 씨랑 동민이가 사귀는 줄 알았어요. 그때 꽤 자주 붙어 다녔잖아요.”
“노윤서 씨는 상상력이 참 풍부하시네요.”
강유진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그 말에 노윤서는 서둘러 해명했다.
“아,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 저는 전부터 남녀 사이엔 순수한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괜히 오해했나 봐요. 유진 씨가 불쾌했다면 사과드릴게요.”
노윤서의 말은 참으로 이상했다.
그저 짧은 몇 마디로 강유진을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여자로 돌려 깎은 셈이었다.
그러나 강유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침착하게 반박했다.
“사람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결국 자신의 인지 수준에서 비롯된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들은 노윤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본능적으로 하재호의 팔을 꽉 잡았다.
오로지 서태우만이 그 뜻을 몰라 멍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왜 전 하나도 모르겠죠?”
서동민은 손으로 서태우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냥 모른 척해.”
하지만 서동민의 입가에는 미묘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강유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분명하게 이해한 것이었다. 속이 더러운 사람은 무엇을 봐도 더럽게 보인다는 의미를 말이다.
“아까 배고프다 하지 않았어? 그만 이야기하고 들어가자. 위가 약한 사람이 공복 오래 가면 안 좋아.”
하재호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 부드럽고 섬세하게 화제를 돌렸다. 아무렇지 않게 노윤서에게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준 것이다.
그는 그녀를 참 잘 감싸주었다.
노윤서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배고파. 얼른 들어가자.”
두 사람이 먼저 들어가고 서동민이 강유진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한 뒤 따라 들어갔다.
서태우는 코웃음을 치며 성큼성큼 뒤를 따랐다.
금세 북적이던 문 앞이 한산해졌다.
강유진은 무심코 미간을 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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