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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강유진은 결국 하민욱을 보러 갔지만 그 이유가 하재호 때문은 아니었다. 하재호와의 관계를 제쳐두고 하민욱은 그녀에게 꽤 잘해준 사람이었다. 강서영을 제외하면 설마다 세뱃돈을 보내주는 유일한 어른이기도 했던지라 그간의 정으로나 도리로나 입원했는데 한 번쯤 찾아뵈는 게 예의였다. 강유진은 먼저 강서영을 집에 데려다준 뒤 일부러 길을 돌아가며 하민욱이 좋아하는 연꽃 약과를 사 갔다. 원래 싸늘하기만 했던 하민욱의 표정도 강유진의 방문에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는 연꽃 약과를 두 조각 먹은 후에야 강유진의 근황을 물었다. 강유진은 프라임에서 퇴사한 뒤 따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고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민욱은 그녀가 왜 프라임을 그만뒀는지, 하재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의 세부 진행 상황에 더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강유진은 하나도 숨기지 않고 모두 설명해 주었다. 하민욱은 그녀를 칭찬하면서도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조언을 덧붙였다. 여하간에 그도 부상을 입기 전에는 이 바닥에서 이름을 떨친 전설 같은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한때 하민욱은 하늘 그룹을 이끌며 단 5년 만에 업계의 선두로 떠올랐다. 부동산에서 인터넷 산업가지 그의 투자는 언제나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었다. 하늘 그룹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 회사의 가치는 무려 200조에 달했지만 그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씨 가문에 큰일이 닥쳤으니 말이다. 하민욱의 아내 최희연은 하늘 그룹의 재무이사였는데 해외 출장 중 현지 사법부에 ‘은행 사기' 혐의로 체포되었다. 하민욱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나 결국 그가 되찾은 건 최희연의 유골뿐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하민욱은 완전히 무너졌고 하늘 그룹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퇴원 후에는 수십 명의 임원을 해고한 뒤 자신도 자리에서 물러나 완전히 은퇴했다. 그럼에도 그의 전성기 업적과 영향력은 여전히 막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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