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하재호와 하민욱, 이 부자 사이의 관계는 전혀 원만하지 않았다.
강유진이 처음 하재호를 알았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거의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상태였다.
하민욱은 하재호에게 하씨 가문의 사업을 맡기고 싶어 했지만 하재호는 끝내 독자적인 창업을 선택했다.
신수지의 말에 따르면 그날 밤 두 사람은 서재가 완전히 엉망이 될 정도로 크게 싸웠고 값비싼 골동품마저 여러 점이 망가졌다고 했다.
결국 그날 하재호는 집을 나갔고 하민욱은 외부에 그 누구도 하씨 가문과 자기 얼굴을 보고 프라임을 도와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 결과 프라임은 처음 2년 동안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하재호가 하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인 건 맞았지만 그 덕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몇 년간 강유진 덕분에 부자의 관계는 조금씩 누그러졌다.
사실 처음에 하민욱은 강유진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날카로운 말투와 차가운 눈빛은 일상이었다.
강유진은 그때에서야 하재호의 독설적인 그 입과 냉정한 성격은 하민욱을 닮았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강유진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하민욱이 차갑게 대화면 할수록 그녀는 더 따뜻하게 다가갔고 절대 주눅이 들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그 끈질긴 태도가 결국 하민욱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는 조금씩 강유진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신수지는 늘 부자의 관계를 완화한 가장 큰 공신이 강유진이라며 칭찬했고 만약 강유진이 아니라면 아마 지금까지도 냉전 관계를 유지했을 거라며 혀를 찼다.
“아저씨, 물고기 먹이 주시는 거예요?”
강유진은 문을 열기 전, 습관처럼 기분을 다잡은 뒤 밝게 웃으며 하민욱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민욱은 얼굴에 별다른 표정은 없었지만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유진은 하민욱을 위해 준비한 연꽃 약과를 그의 앞에 높여있는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방금 구운 연꽃 약과예요. 아저씨, 뜨거울 때 드세요. 오래 두면 바삭함이 사라져요.”
하민욱은 손에 들고 있던 물고기 먹이 그릇을 내려놓고 손을 툭툭 털더니 이내 약과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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