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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강유진은 밤 열 시가 넘도록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피곤이 몰려오자 겨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던 순간이었다. 베개 밑에서 뭔가가 느껴졌다. 손을 넣어보니 돈봉투 두 개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늘 그랬다. 설날이든 생일이든 강서영은 언제나 두 개의 세뱃돈봉투를 준비했다. 한 번은 강유진이 물은 적이 있다. “왜 두 개예요?” 그때 강서영은 웃으며 말했다. “다른 아이들도 두 개 받잖아. 우리 유진이도 그래야지.” 그 말이 아직도 귀에 선했다. 강유진은 엄마가 아버지의 사랑까지 두 배로 채워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강유진은 한부모가정에서 자랐지만 단 한 번도 결핍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엄마를 가졌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강유진은 두 개의 봉투를 품에 안고 흐뭇하게 웃고 있던 참에 휴대폰이 진동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의 메시지인지 짐작이 갔다. 카카오톡을 열자 하민욱의 이름이 떠 있었다. 역시나 그였다. 매년 자정이 되기 전에 어김없이 도착하는 세뱃돈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녀는 손을 멈췄다. 이제 더는 받을 자격이 없었다. 하재호와의 관계는 이미 끝났으니까. 그래서 예의상 메시지만 보냈다. [평안하고 기쁜 한 해 되세요.] 보통이라면 답이 없었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너도 평안하고 기쁜 한 해가 되길 바라.] 곧이어 또 한 줄의 답장이 도착했다. [세뱃돈은 잊지 말고 받아.] [아저씨, 저 재호 씨랑 헤어졌어요.] 그 말인즉, 세뱃돈을 받을 자격도 이유도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메시지는 단호했다. [그 애와 무슨 상관이야? 나는 네게 보내는 거야. 아직 날 아저씨라고 부를 마음이 있다면 받아. 그렇지 않다면 거절해도 좋고.]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강유진도 더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 세뱃돈을 받았다. 그러고는 짧게 답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자정이 되자 창밖에서 요란한 폭죽이 터졌다. 도시가 불빛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강유진은 그 소리가 시끄럽기만 했다. 이어폰을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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