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민도영이 술을 마실 건지 물을 마실 건지 묻자 하재호는 물을 청했다.
민도영은 스스로에게 위스키 한 잔을 따라 천천히 손에 쥐고 흔들며 가벼운 말투로 담담하게 말했다.
“나 방금 밖에서 강유진을 만났어. 친구랑 같이 있더라. 내가 그 둘에게 칵테일 한 잔씩 샀어.”
서태우는 술잔을 기울이던 동작을 멈추고 뇌리에서 문득 떠오르는 바가 있어 민도영에게 물었다.
“해성이가 아까 말한 예쁜 여자가 강유진이랑 그 친구였어?”
“아마 그럴 거야.”
서태우는 입을 다물었다.
하재호는 시종일관 아무런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고 다만 물 한 잔을 비운 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한편, 신하린은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얼굴이 몹시 굳어 있었다.
“무슨 일이야?”
강유진이 물었다.
“하필 그 빌어먹을 놈을 만났어.”
신하린은 숨김없이 말했다.
강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위로했다.
“만나면 만나는 거지. 그런 인간 때문에 우리 좋은 기분 망칠 필요 없어.”
“너무 화나잖아.”
그녀는 강유진이 텅 빈 눈으로 병상에 누워 있던 그 모습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의사는 그녀가 아이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 모든 끔찍한 경험은 전부 하재호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 개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행복할 수 있단 말인가? 유진한테 그렇게 끔찍하게 대해놓고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첫사랑이랑 다시 시작할 수가 있냐고? 왜!!’
“다 지난 일이야.”
강유진의 목소리는 냉정하다 못해 물처럼 담담했다.
다 지난 일.
그 네 글자는 정말 간단하게 들렸다.
7년, 그토록 긴 시간 동안 그녀는 얼마나 많은 번민과 고통을 겪어야 자신을 설득해 과거를 놓아줄 수 있었을까?
“배가 좀 불편해서 화장실에 다시 가봐야겠어.”
신하린은 컵을 내려놓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유진은 그녀가 배탈이 난 건 아닐까 걱정되어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메시지는 답신 없이 묻혀버렸다.
강유진은 불안한 마음에 신하린을 찾아 나섰다.
화장실로 향하던 중 룸 쪽에서 시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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