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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지난번에 사과하라고 했을 때는 왜 이렇게 큰 소리 못 냈어?” 강유진은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며 상대를 압도했다. 이서희는 본래 노윤서의 배경을 믿고 기세등등했던 터라 강유진의 반박에 입술을 깨물며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사과 영상이 여전히 강유진의 손에 쥐어져 있으니 말이다. 만약 강유진의 심기를 건드려 영상이 공개되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닌단 말인가? 그래서 그녀는 노윤서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노윤서는 그녀를 잡아끌며 말했다. “가자, 일 만들지 말고.” 오늘은 하재호를 대신해 포럼에 참석한 만큼, 소란을 일으키면 하재호에게 피해가 갈 수 있었다. 그러니 조용히 넘어가는 편이 나았다. 노윤서는 이서희를 데리고 자리를 떠나면서 강유진과 직접적인 충돌을 피했다. 반대편에 있던 성재경은 이쪽 상황을 눈치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노윤서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즉시 그녀에게 다가와 물었다. “선배, 혹시 도움이 필요해?” 노윤서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괜찮아, 좀 까다로운 사람인데 상대하지 않는 게 상책이야.” 성재경은 강유진 쪽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살기가 느껴졌다. “가자. 회의가 곧 시작해.” 성재경은 강유진을 경고하듯 쏘아본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윤서에게 말했다. “그래.” 회의장 좌석은 주최 측에서 미리 지정해둔 터라, 지역 대표 기업들은 당연히 맨 앞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프라임을 대표하는 노윤서는 자연스럽게 첫 번째 줄에 배정되었다. 반면 강유진과 허재열은 두 번째 줄에 앉게 되었고 공교롭게도 성재경의 자리는 강유진의 바로 옆이었다. 강유진은 자리에 앉으면서 옆에 놓인 성재경의 명패를 보고 의아했다. 주승재가 언급했던 성재경이 맞는지 궁금해졌던 것이다. 잠시 후 성재경도 회의장에 들어섰다. 자신의 명패를 찾던 그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강유진인 것을 확인하고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다만 잠시 고민하더니 명패를 들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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