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하재호는 이번에 노윤서를 위해 체면을 세워주려고 재정 예산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채, 강성에서 가장 비싼 온천 리조트를 단체 워크숍 장소로 잡았다.
여자를 위해 큰 금액의 돈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니 예전에 강유진이 주최했던 워크숍은 괜히 더 인색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강유진은 한 동료가 다른 동료의 인스타에 남긴 댓글을 보고 잠시 시선이 멈췄다.
[이게 진짜 워크숍이지.]
[전에 하던 건 그냥 소 몰듯 끌고 다니는 단체활동이었을 뿐이야.]
또 다른 동료도 크게 공감하며 덧붙였다.
[역시 노 이사님이 최고야. 노 이사님과 함께라면 먹고 마시며 제대로 대우받지. 예쁘고 성격도 좋고 집안도 명문가에다 해외 명문대 출신이라면서? 하 대표님과 정말 잘 어울려! 어떤 사람처럼 세상 물정 모르고 궁상맞게 싼 데만 고르던 것과는 비교도 안 돼. 진짜 촌스러움 그 자체!]
그때 한 동료가 황급히 댓글을 달았다.
[너 술 취했어? 그 사람은 차단 했어?]
강유진이 다시 새로고침했을 때는 그 게시물이 이미 사라졌다.
그녀는 그들이 말한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강유진은 그 뒤로도 올라온 여러 동영상 속에서 각기 다른 각도로 찍힌 하재호와 노윤서를 보았다.
노윤서가 하재호에게 과일을 먹여주는 장면과 하재호가 노윤서에게 꼬치를 건네는 장면도 있었다.
워크숍이 후반으로 접어들자 둘의 모습은 영상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하 대표님이랑 노 이사님은 어디 갔어? 왜 안 보여?]
[어른끼리 이 정도도 눈치 못 채? 굳이 말해야 알아?]
[아까 보니까 둘이 같이 호텔로 들어가던데...]
영상 속 사람들은 장난스럽게 웃고 떠들며 한껏 즐거워했다.
강유진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제안서를 다듬는 데 집중했다.
내용을 최대한 간결하고도 마음을 울릴 수 있게 만들어 강서영이 진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
월요일 아침, 강유진은 강서영을 간병인에게 맡긴 뒤 병원 정문 앞을 지켰다.
전문가 팀을 우연히라도 마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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