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강유진은 밤새 뒤척였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밤 11시가 넘었을 때 신하린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는 일곱, 여덟 명의 변호사 명함을 강유진에게 보내왔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도 있었고 온라인에서 유명한 변호사도 있었다.
신하린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써서 강유진을 도우려 했다.
강유진은 어차피 잠도 안 오는 김에 그 변호사들과 하나씩 대화를 나눠봤다.
처음엔 모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상대가 프라임캐피탈 법무팀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하나같이 연락이 끊겼다.
상황은 강유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당초 그 계약서는 분명 그녀가 자발적으로 서명한 것이었다.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패소는 뻔했다.
소송으로 가는 길은 애초에 막혀 있었다.
게다가 상대가 악의적으로 3년, 5년씩 시간을 끌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커리어는 완전히 끝장날 수도 있었다.
결국 길은 단 하나, 하재호를 통해 풀어야 했다.
다시 말해, 그와 다시 마주 앉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 깨달음이 강유진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정말 인과응보가 따로 없네. 애초에 남자만 보고 덤벙대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지.’
신하린이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강유진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참고 버티는 수밖에!”
이 말에 신하린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 유진아! 드디어 각성했구나! 잘됐어!”
‘그래, 다행히 너무 늦지는 않았어.’
하지만 사람의 각성이란 게 1%는 타인의 조언으로 시작되지만 나머지 99%는 수없이 베이고 찔려가며 스스로 이루는 것이었다.
...
다음 날, 강유진은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하재호는 노윤서와 함께 출근했다.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얌전히 앉아 있는 강유진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
‘역시 며칠 전의 반항은 단순히 삐친 거였구나.’
그저 어젯밤에 간단히 설명만 했는데도 강유진은 이렇게 순순히 돌아왔다.
하재호는 강유진의 이해심에 흡족해했다.
그는 노윤서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내선 전화를 눌러 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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