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4화
강유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하재호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죄송하지만 이건 협상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에요.”
하재호는 전혀 기분 상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여유롭게 등을 의자에 기댄 채 냉담하면서도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제시할 조건을 다 듣고 나서 답해도 늦지 않을 텐데요. 혹시 강 대표님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일지도 모르잖아요?”
강유진은 하재호를 두어 초 똑바로 바라보다가 이내 미간을 풀었다.
“좋아요. 그럼 얘기해 보죠.”
그 말에 하재호는 낮게 코웃음을 쳤다.
마치 비웃는 듯한 웃음이었다.
옆에 앉아 있던 노윤서 역시 못마땅하다는 듯 붉은 입술을 비스듬히 끌어올렸다.
강유진은 그런 반응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알고 싶은 건 단 하나였다.
이번엔 하재호가 노윤서를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지, 또 어떤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을 수 있는지.
이런 협상은 당연히 단둘이서 진행해야 했다.
하재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노윤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누가 봐도 안심시키는 손길이었다.
“금방 다녀올게.”
노윤서는 자신과 하재호의 관계에 확신이 있다는 듯 꽤나 대범하게 말했다.
“편하게 얘기하고 와.”
그러나 강유진이 자리를 뜰 때 노윤서는 노골적인 경멸이 담긴 시선으로 훑어보았다.
‘아저씨가 강유진을 좋아하면 뭐 해. 재호한테 걔는 아무것도 아닌데! 재호가 마음을 쓰는 대상은 오로지 나뿐이야.’
노윤서는 그저 강성에서 가장 빠르게 회사를 상장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한마디했을 뿐인데 하재호는 곧바로 움직였다.
직접 중삼의 고 대표에게 연락해 강유진이 중삼과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 일부러 가로채듯 끼어들었다.
한편, 하재호는 강유진을 데리고 별도로 마련된 룸으로 들어갔다.
이미 안에는 직원이 차를 준비해 두었고, 티테이블 위에는 정갈한 디저트 몇 접시가 놓여 있었다.
그중에는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베이글도 있었다. 유행하던 시절에는 구하기조차 힘들었던 디저트였다.
강유진은 예전에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느라 밤낮없이 야근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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