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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축하 파티 당일, 강유진은 호텔에서 분주히 움직이느라 회사에는 갈 수 없었다. 오후에 주채은이 도와주러 왔다.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는 강유진의 차림을 보고는 곧장 옷을 갈아입으라며 재촉했다. 하지만 강유진은 드레스 예약을 깜빡했다고 말했다. 남이었으면 믿었겠지만 주채은은 믿지 않았다. 만능 비서인 강유진이, 일처리 하나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이런 걸 깜빡할 리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주채은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 강유진은 차분히 업무 지시를 이어갔다. 흔들리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었다. 주채은은 어쩔 수 없이 위로할 말은 전부 삼켜야만 했다. 오후 5시 30분, 하재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손님들은 이미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강유진은 어쩔 수 없이 하재호를 대신해 손님들을 맞으며 바쁘게 움직였다. 얼굴 근육이 굳을 정도로 미소을 유지하며 정신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5시 50분, 강유진은 다시 주채은에게 물었다. “대표님은 아직이야?” 주채은도 초조한 표정이었다. “모르겠어요. 하 대표님과 연락이 닿지 않아요.” 강유진은 잠시 생각한 뒤, 지시했다. “노 이사님께 전화해서 확인해.” 주채은은 곧 노윤서에게서 답을 들었고 눈빛이 조금 복잡하게 변했다. “노 이사님 말로는 하 대표님이랑 같이 계시대요. 드레스 수선 때문에 시간이 좀 늦었다고 해요. 지금 오는 중이니까, 언니가 조금만 더 버텨달래요.” 주채은의 눈에는 동정심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침착하게 말했다. “알았어. 먼저 가서 일 봐.” 손님들은 모두 하재호를 보기 위해 온 것이므로 그를 직접 보지 못하면 자연스레 물을 수밖에 없었다. 강유진은 하나하나 대응하며 바쁘게 움직였고 웃음을 유지하기 위해 술도 마셔야 했다. 하루 종일 호텔에서 움직이느라 식사도 거의 못 했는데, 술 때문에 위가 조금 불편해졌다. 6시 10분, 하재호와 노윤서가 도착했다. 10분 정도 늦었지만 손님들이 가장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등장하자 곧바로 시선이 집중됐고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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