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상업계에는 음습하게 드러나지 않은 규칙들이 많았다.
강유진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으려는 그녀의 태도가 심윤재에게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을 줬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곧바로 한 잔 가득 담긴 술을 강유진의 얼굴로 쏟아버렸다.
“흥,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야! 고작 비서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감히 날 건드리는 거야!”
강유진은 예상치 못한 행동에 잠시 놀랐다.
얼음처럼 차가운 술이 얼굴을 타고 목깃까지 스며들었지만 그녀는 의외로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심 대표님, 술도 부으셨고 분풀이도 하셨으니, 이제 이사님을 모시고 나가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강유진은 단단히 화가 난 심윤재를 아랑곳하지 않고 힘이 없는 노윤서를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다.
복도 끝에는 하재호와 서태우가 이미 달려와 있었다.
서태우가 다급하게 외쳤다.
“누나!”
원래 취기가 있어 혼자 걸을 수 없던 노윤서는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강유진을 밀치고 하재호에게 달려갔다.
하재호는 그녀를 든든하게 안아주었다.
강유진은 옆 벽에 부딪혀 순간 균형을 잃었다. 겨우 자세를 잡고 뒤를 돌아보니, 하재호는 이미 노윤서를 꼬옥 안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노윤서를 살피며 물었다.
“괜찮아?”
노윤서는 눈이 빨개진 채, 갓 억울한 일을 겪은 듯한 표정으로 속삭였다.
“나... 심 대표가 손 댈 줄은 몰랐어...”
하재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강유진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따뜻한 모습은 사라지고 차가운 질책이 담긴 시선이었다.
“강유진, 설명 좀 해야 되는 거 아냐?”
강유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명해 봐야 뭐가 달라지겠어... 믿지도 않을 텐데.’
강유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하재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한마디 사과로 다 해결될 거라 생각해? 강유진, 일 제대로 못 하겠어?”
강유진은 무표정하게 가슴 앞에 있던 사원증을 벗었다.
“제 불찰이니, 책임지고 사직하겠습니다.”
그녀가 말을 마치자 공기는 팽팽하게 얼어붙었다. 억눌린 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