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술에 젖은 옷이 얼음처럼 그녀를 감쌌다.
심윤재가 여전히 뭐라 말하고 있었지만 강유진은 하나도 듣지 못했다.
주변의 소란과 하재호가 떠난 모습이 그녀의 시야에서 점점 흐려지며 한 덩어리로 뭉쳤다.
모든 것이 희미해지고 퇴색했다.
이번 사건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녀는 노윤서의 명예를 지켜주고 프라임과 스타원의 관계를 유지하려 애썼다.
심지어 심윤재의 체면까지 고려했지만 정작 자신은 아예 잊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처한 난처한 상태에 대해서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방금까지 분노에 차 있던 심윤재의 눈빛은 이제 약간의 연민과 동정을 담고 있었다.
“강 비서님, 정말 사직할 생각이에요?”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 말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웠다.
강유진은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휴지로 얼굴의 술을 닦았다.
“정말 사직하실 거라면 스타원으로 오세요. 제가 받아줄게요.”
심 대표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스타원으로 간다면 심 대표님은 프라임과의 협력 기회를 잃으실 거예요.”
심윤재는 잠시 말이 없었다.
현실이었다.
자본가들은 누구를 위해서도 돈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재호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그녀가 조금 불쌍해 보였던 모양이었다.
심윤재는 떠나기 전,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노 이사, 그 여자. 만만치 않아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강유진은 충분히 그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그때 주채은이 급히 달려왔다.
강유진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
“아이고... 제 옷이라도 먼저 갈아입으세요. 조금 클 수는 있어도 젖은 옷보다는 나을 거예요. 날씨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셔야 해요.”
주채은은 강유진을 데리고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주채은은 몸집이 강유진보다 조금 커서 옷이 헐렁하고 형태가 맞지 않았지만 강유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다시 축하파티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하재호는 이미 노윤서를 데리고 무대 위에 올라 발언하고 있었다.
방금까지 취해 방향조차 몰랐던 노윤서는 이제 완전히 술기운이 사라진 상태였고 강유진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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