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강유진이 하재호에게 확인하려던 참에 마침 서동민의 전화가 먼저 걸려 왔다. 아마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 때문일 거라 짐작했다.
예상대로 서동민은 인터넷 소문 때문에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이 일은 내가 해결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무시해.”
서동민이 먼저 입장을 밝혔다.
“내가 취임 후에 부패 문제가 있던 주주 두 명을 정리했거든. 그 사람들이 앙심을 품고 일부러 인터넷에 헛소문을 퍼뜨린 거야.”
“그렇군요.”
“너까지 끌어들여서 정말 미안해.”
강유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비슷한 모함을 수도 없이 당해 왔다.
프라임의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싸우며 적도 많이 생겼다.
그들은 강유진을 이기지 못하자 뒤에서 험담을 늘어놓곤 했다.
낮에는 비서 일을 하지만 밤에는 다른 짓을 한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하여튼 온갖 악담이 난무했다. 성적 관련 헛소문은 그중 가장 가벼운 축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힘들고 억울했다. 그런데 하재호는 모든 걸 지켜보면서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위해 해명해 주지 않았다.
강유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불만을 토로했었지만 그때 하재호가 했던 말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정도 정신력도 없으면 그냥 평생 비서로 살아.”
그 말은 너무 매정했다.
단순히 대표로서 한 말이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는 단순한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가 아니었기에 강유진은 더욱 억울하고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와서는 그 말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동민은 그녀의 담담한 태도에 안도하며 말했다.
“오늘 너를 세화로 불러 면접을 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네.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이야기하자.”
“어제 저에게 고려해 보라고 하셨잖아요? 고려해 봤어요.”
강유진은 곧바로 대답했다.
“세화에는 가지 않겠어요.”
...
강유진은 또다시 사흘을 기다렸지만 면접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
보낸 이력서들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런 상황은 단 하나의 가능성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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