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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강유진의 기억이 맞다면 하재호는 며칠 동안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오늘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길일 것이다. 강유진은 일부러 그의 일정을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주채은이 한 번은 출장 중 선호도와 주의 사항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예컨대 하재호가 선호하는 항공편과 숙소, 식단에서 무엇을 중시하는지, 귀국할 때는 당일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하루 더 머물렀다가 오는 걸 선호하는지 같은 것들이었다. 하재호의 취향과 기피하는 것을 강유진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때 전화를 걸어온 주채은은 울먹이듯 도움을 청했다. 자신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은 탓에 이번 생에는 하재호의 임시 비서로 벌을 받는 거라며 연신 불평을 늘어놓았다. 강유진은 그녀에게 물었다. 자신이 퇴사한 뒤 하재호가 새 수석 비서를 뽑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주채은은 고개를 저으며 인사팀에서 몇 차례 추천했지만 하재호가 모두 거절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은근한 소문도 전했다. 하재호가 그 자리를 일부러 비워두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누구를 위해서인지 사람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심지어 주채은조차도 혹시 강유진이 다시 프라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레 물었다. 강유진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녀가 본 하재호는 막 강성에 도착해 노윤서의 부모와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로 향한 듯했다. 정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노윤서의 일이라면 그는 언제나 예외 없이 정성을 기울였다. 강유진은 과거를 떠올렸다. 예전에 강서영이 그녀와 하재호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완곡히 말했던 적이 있었다. 강유진은 오랫동안 핑계를 대며 피하다가 결국 숨길 수 없어 하재호와 상의하기로 했다. 그때의 반응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의 얼굴은 싸늘했고 미간은 깊이 찌푸려져 있었다. 눈빛은 짜증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했고 말투도 거칠었다. “만나서 뭐 해?” 그 한마디에 사랑의 달콤함에 젖어 있던 강유진은 머리끝까지 차갑게 식어버렸다. 연애라면 서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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