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홍유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자기 뜻대로 안 했으니까 그 사람 눈엔 내가 말 안 듣는 걸로 보였겠죠.”
안서화가 그렇게 대하는 게 마치 일상이라는 듯 그녀의 말투는 유난히 가벼웠다.
하지만 신시후만은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스쳐 지나간 슬픔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푹 쉬어요.”
“앞으로 또 이런 일 생기면 내 이름 대요. 이제 혼자 사는 것도 아니잖아요. 남편이 있는데 기댈 데가 없겠어요?”
그 말을 남기고 신시후는 성큼성큼 방을 나갔고 남겨진 홍유빈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기댈 사람이 있다는 말에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할머니 말고는 이렇게 누군가가 그녀 편이 되어준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런데 신시후는 원래 누구에게나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인지 궁금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그걸 신정 그룹 쪽에서 가져갔다고?”
강도형은 비서의 보고를 듣자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신 지난번에 내가 유빈이 좀 달래보라고 했던 거... 어떻게 됐어?”
안서화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에요, 여보.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강도형의 짜증 섞인 목소리로 얘기했다.
“오늘 시후가 우리가 점 찍어둔 그 땅을 가로챘어! 이미 심씨 가문이랑 다 얘기 끝내놓은 상태였는데 갑자기 못 주겠다고 하던데 알아보니까 신시후 때문이래!”
안서화는 문득 어제의 그 뺨 한 대가 떠올랐다.
어제 막 때렸는데 오늘 바로 보복이 시작된 건지 아니면 설마 신시후가 홍유빈 하나 때문에 이 정도까지 하는 건지 수없이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안서화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대답했다.
“여보, 조금만 더 지켜보면 안 될까요? 혹시... 장인어른께 선물로 준비한 걸 수도 있잖아요?”
“하.”
강도형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당신도 이제 마흔 훌쩍 넘어서 쉰 바라보는 나이야. 언제까지 그렇게 순진할 거야.”
“기다려. 나 지금 바로 들어갈 테니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