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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4화

비록 부진환이 모든 가산을 가지고 여국에 온 것에 대해 탄복하기는 했지만 조정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를 방비했다. 그가 첩자일까 봐 걱정이 돼서였다. 조회가 끝난 후 낙요는 여러 명의 대신들과 만나 그들이 부진환이 현학서원에 들어가는 일에 대해 불만과 우려를 표시하는 걸 제사장족이 그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달랬다. 하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부진환이 여국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걸. 사람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충분히 사람들을 불안하게,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으니까. 모든 사람이 부진환을 자기 사람처럼 대하게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많은 사람들이 궁에서 부진환을 맞이하기 위해 주최한 연회에 참석해 그를 축하했다. 모두 태사라며 친절하게 불렀지만 몇 명은 진심이 아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가 이번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슬쩍 떠보군 했다. 연회가 곧 끝날 때쯤, 낙요가 먼저 떠나고 부진환이 그녀를 뒤따라 갔다. 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화원에 가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늙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퍽 쉽지 않소.” 부진환은 조금 피곤해서 이마를 주물렀지만 그래도 기분은 아주 좋았다. 이 말을 들은 낙요는 바로 웃어보였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오. 이제부터 머리 아플 일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니 정 후회가 되면 지금이라도 말해주시오. 특별히 그냥 보내줄 테니.” 이에 부진환은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겨우 온 여국인데 후회될 리가. 이곳이 불바다라고 해도 갈 생각이 없소.” 낙요가 눈썹을 치켜들고 물었다. “이번에 여국에 그렇게 많은 물건을 가져온 것이 천궐국에 전해진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당신을 반역자라고 부를 것이오. 정말 괜찮소?” 부진환은 담담하게 웃었다. “그 물건들 중 일부는 내 자산이고, 일부는 태상황께서 천궐국의 체면을 깎아서는 안 된다며 억지로 가지고 오라 한 것이오.” “사람들이 정말로 의논한다면 먼저 태상황을 욕할 것이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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