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서규영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뭐 하려고?”
“내 번호 저장했는지 확인해 보려고.”
조금 전에 박시형이 연락했을 때 서규영은 자연스럽게 그의 번호를 저장했다.
그러나 박시형은 그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잠시 뒤, 박시형이 휴대전화를 돌려주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잘 자. 여보.”
말을 마친 뒤에는 서규영의 방에서 나갔다.
서규영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를 확인해 보았다.
서규영은 박시형의 전화번호를 저장할 때 그의 이름으로 저장해 뒀었는데 지금은 ‘우리 자기’로 저장되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곧 서규영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멍청이’라고 저장된 연락처를 보았다.
서규영은 그런 사람을 저장한 기억이 없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전화가 울렸고 확인해 보니 바로 ‘멍청이’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서규영은 호기심 때문에 전화를 받았고 이내 고태빈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에서 들려왔다.
“서규영, 이제야 전화를 받네?”
고태빈의 목소리에서 억눌린 화가 느껴졌다.
서규영은 고태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박시형이 그의 연락처를 ‘멍청이’라고 저장한 걸 떠올렸다.
서규영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작게 말했다.
“유치하긴.”
한편, 고태빈은 서규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듣지 못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서 웃음기를 느꼈다.
“서규영, 너 지금 웃음이 나와? 내가 지금 어디서 너한테 연락했는지 알아? 우리 가족들 지금 다 호텔에 있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네가 멋대로 집을 팔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호텔로 왔겠어?”
“집은 내 결혼 전 재산이야. 팔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야.”
“서규영, 너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어?”
탁.
서규영은 전화를 끊은 뒤 아예 휴대전화를 꺼버렸다.
다른 한편, 고태빈은 전화가 끊기자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장경희는 소파에 앉아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다가 화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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