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뭐 때문에 바쁜데?”
“상장 때문에 그렇지 뭐. 오후에는 집 보러 가야 해.”
박해은이 눈을 빛냈다.
“상장 문제는 내가 해결해 줄 수 없지만 집 보러 가는 건 내가 같이 가줄 수 있어.”
박해은은 고나율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예전에 고나율에게서 고태빈이 하이스카이의 별장을 사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고태빈은 조금 망설였다.
“괜찮아. 너 몸조리해야 해서 외출은 삼가야지.”
“오빠, 나 매일 여기 있는 거 답답해. 감옥에 갇힌 것 같다니까. 나도 바깥 공기 좀 쐬보고 싶어. 그리고 나율이 얘기를 들어 보니 하이스카이 별장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나 거기 잘 알아. 어쩌면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할인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고태빈은 박씨 가문 본가가 하이스카이에 있다는 걸 떠올렸다.
하이스카이에는 별장이 굉장히 많았는데 각각 독립되어 있고 위치나 규모, 시설 면에서 천차만별이었다.
박씨 가문 본가는 가장 좋은 곳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개인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얼마나 비쌀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고태빈이 눈여겨본 곳은 산자락 쪽에 있어 중심지에서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곳이 가장 저렴한 곳이었고 200억이면 살 수 있었다.
하이스카이는 부유층, 상류 사회의 상징이었다.
박해은은 비록 박씨 가문의 친딸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15년 동안 살았으니 어느 정도 인맥이 있을 것이고 어쩌면 그녀의 말처럼 정말로 혜택을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좋아. 그러면 잠시 뒤에 나랑 같이 가자.”
박해은은 들뜬 마음으로 고태빈과 함께 외출했다.
그런데 고태빈의 경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빠, 오빠가 타고 다니던 그 한정판 롤스로이스는?”
고태빈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며칠 전에 다른 차가 뒤에서 박아서 정비소로 보냈어. 이건 우리 집에서 장 볼 때 쓰는 차야.”
롤스로이스만 생각하면 고태빈은 울분이 치밀었다.
그렇게 서규영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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