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고태빈은 당황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분노로 가득 찬 눈빛을 해 보였다.
‘지금 날 개라고 욕한 거야?’
그동안 서규영은 단 한 번도 그를 이런 식으로 욕한 적이 없었다.
“그러면 왜 여기 있는 건지 얘기해 봐. 난 박씨 가문이 서씨 가문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고태빈, 네가 뭔데 내 일에 간섭하려는 거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너한테 설명해야 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걸 묻는데?”
“넌 내 아내니까. 당연히 물을 자격이 있지.”
고태빈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내뱉은 뒤 곧바로 자신이 서규영과 이혼했다는 걸 떠올렸다.
서규영은 시선을 들어 고태빈을 바라보았다.
고태빈은 그녀의 눈빛에서 경멸과 조롱을 보았다.
그는 심지어 서규영이 그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도 예상했다.
“너 건망증 있어? 우리 이혼했잖아.”
이혼이라는 말만 들으면 고태빈은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네 전처라서 물어본다는 말은 하지 마. 내가 네 아내였어도 넌 내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으니까.”
고태빈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서규영이 덤덤히 그 말을 할 때 고태빈은 그녀의 가면을 당장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더욱 언짢았던 점은 서규영이 그에게 왜 이곳에 있냐고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규영이 따져 묻지 않으니 오히려 불안했다.
‘서규영, 예전보다 인내심이 많아졌네.’
비록 서규영이 자신을 매우 신경 쓴다는 걸 알지만, 서규영이 이렇게 매정한 척 굴 때마다 고태빈은 그녀가 역겹고 싫었다.
고태빈은 서규영이 늘 자신을 걱정하고 신경 쓰는 것에 익숙했다.
“고태빈, 우리 여기서는 아는 척하지 말자. 그래야 박해은이 기분 나빠하지 않지.”
서규영도 고태빈이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사실 그녀는 자신과 고태빈과의 관계가 까발려져도 상관없었다. 그것은 그녀의 과거일 뿐이니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서규영은 그녀와 고태빈의 관계가 들통나는 걸 가장 원치 않는 사람이 박해은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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