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박시형은 누가 봐도 고태빈을 조롱하고 있었다.
서규영은 박시형이 일부러 고태빈의 신경을 긁는다는 것을 알았다.
박시형은 고태빈이 그와 서규영의 관계를 밝히기를, 고태빈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기를 바랐다.
박시형의 아내가 고태빈의 전처라는 것은 박시형에게 아주 치명적인 일이었다.
사실 서규영과 박시형은 방금 내기를 했다.
서규영은 파티장으로 들어가기 전 박시형에게 자신의 전남편이 이곳에 왔고 그들의 관계를 밝혀 난감한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박시형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고태빈은 절대 그 사실을 밝히지 못해.”
“왜?”
“겁쟁이니까.”
서규영은 고태빈이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한 남자가 그래도 어느 정도 배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 다르게 고태빈은 가만히 있었다.
그는 쿨하게 인정하지도 않고 그저 웃기만 했으나, 누가 봐도 그 말을 신경 쓰고 있었고 또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조롱하는 이도, 진심으로 감탄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고태빈은 그 사람들 모두 자신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하필 그때 송인서가 언짢은 얼굴로 그의 품에 아기를 안겼다.
고태빈은 티 나지 않게 아이의 엉덩이를 꼬집었고 그 탓에 고태빈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서규영은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
왜 한때 저런 인간을 사랑했었던 걸까?
지금의 서규영은 고태빈의 모든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박시형이 일부러 그를 난처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고태빈은 충분히 그에 대응할 수 있었으면서 저항하지 않았고 오히려 죄 없는 아이를 꼬집는 경멸스러운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
역시나 아이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쏠렸다.
아이가 뜬금없이 울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고태빈은 그 기회를 틈타 아이를 박해은에게 건넸다.
그동안은 늘 산후 도우미가 아이를 돌봐줬기에 박해은은 아이를 달래는 방법을 몰랐다.
그녀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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