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고태빈은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가 고씨가 되든, 박씨가 되든 고태빈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박씨가 되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고, 고씨가 되면 사람들이 다 있는 이곳에서 이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일단 제쳐두고 서규영이 바로 옆에 있는데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인정해야 한다면 앞으로 상황을 설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고태빈은 서규영이 박시형의 아내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와 서규영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것은 분명히 서규영의 계략일 것이다. 그녀가 박시형에게 연기해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서규영의 앞에서 이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인정해야 할까?
고태빈은 서규영에게로 시선을 옮겼으나 그녀의 얼굴에서 분노를 보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때 박시형이 갑자기 몸을 돌려 서규영을 바라보았다.
“자기야, 자기가 아이 이름을 짓는 건 어때?”
서규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내가 한 번 안아볼게.”
박시형은 서규영에게 아이를 안겼다.
서규영의 품속에 안겼을 때 아이는 이미 잠이 든 상태였다.
박해은은 조금 긴장했다.
그녀는 사실 지금의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서규영은 고태빈에게 버림받은 여자인데 왜 갑자기 이렇게 눈부신 모습으로 이곳에 나타난 걸까?
그녀와 박시형은 대체 무슨 사이일까?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것은 고태빈이었다.
고태빈은 박해은에게 최고의 발판이었다.
그러나 고태빈의 표정을 살펴보니 오늘 그도 서규영을 보고 다소 놀란 듯했다.
박해은은 서규영이 고태빈을 10년간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0년 동안 이어져 온 사랑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박해은은 서규영과 박시형이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고태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어찌 됐든 고태빈과 서규영이 다시 잘되게 할 수는 없었다.
박해은은 일부러 말했다.
“그러면 작은어머니께서 저랑 태빈 오빠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다른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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