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박시형에게 서규영이 결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얘기한다면 박시형의 매정한 성격에 틀림없이 서규영과 바로 이혼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서규영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를 반쯤 죽일지도 몰랐다. 예전에 박시형의 마음을 농락했던 여자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여자는 신장 하나를 적출당한 채 아틀린에 버려졌다. 물론 소문일 뿐이었지만 박해은은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박해은은 박시형이 서규영에게 복수한 뒤 그녀를 이 나라에서 쫓아내기를 바랐다. 그 이후에 박시형이 서규영의 전남편이 고태빈임을 알아내서 해빈 테크에 손을 쓰려고 한다면 그녀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박시형에게 상황을 설명할 것이다. 비록 박시형이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건 맞지만, 해빈 테크는 유니콘 기업이고 한창 잘 나가고 있으니 절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해빈 테크가 상장한 뒤 크게 성장하여 해당 업계의 다크호스로 자리 잡는다면 박시형도 감히 해빈 테크를 쉽게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박해은은 많은 생각을 했고, 대응책도 많이 생각해 두었다. 그러나 서규영이 예전에 한 번 결혼을 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박시형이 그녀의 편을 들려고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고태빈은 박해은이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는 걸 당연히 몰랐다. 비록 그는 박해은의 경솔한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그녀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예상대로 박시형은 서규영의 과거를 몰랐고, 그녀가 결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러니 고태빈이 서규영의 전남편이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만약 다 알고 있었더라면 박해은이 서규영을 헐뜯었다고 나무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생각했다. 서규영은 틀림없이 어떠한 수단을 이용해 박시형을 유혹한 뒤 그와 혼인신고를 했을 것이다. 고태빈은 안도했다. 그러나 서규영이 정말로 박시형과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서규영이 이미 결혼했다면 그녀를 어떻게 다시 자신의 옆자리로 돌아오게 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