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나는 남편도 없이 그동안 고생하며 너희 둘을 힘들게 키웠어.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 된 거처 하나 없이 지내다니... 차라리 그냥 시골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
고태빈은 장경희와 통화하면 머리가 아팠다.
장경희는 매일 그에게 집을 구하라고 핀잔을 주면서 평범한 집은 또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심지어 고태빈은 지난번에 별장을 태워 먹은 일로 48억을 배상해야 했는데 그 돈도 아직 갚지 못했다.
“어머니, 며칠만 더 기다리면 안 돼요?”
“나는 기다릴 수 있지만 나율이가 못 기다려서 그래. 나율이 요즘 성적이 크게 떨어져서 선생님이 학부모를 불렀다니까? 넌 나율이 오빠로서 나율이 미래를 생각해 줘야 할 거 아니야?”
고태빈은 짜증이 났다.
이때 옆에 있던 박해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빠, 나한테 집이 한 채 있긴 하거든. 30평 조금 넘고 방 세 개에 거실은 하나야. 이미 인테리어 끝났는데 도저히 갈 곳이 없으면 어머님이랑 나율이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해도 돼. 비록 예전에 오빠가 살던 집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깔끔하고 편할 거야. 나율이 지금 수능을 앞두고 있어서 공부에 전념해야 하잖아. 나율이 수능 끝난 뒤에 천천히 집 구해도 괜찮아.”
박해은은 고나율이 별장을 태운 일을 알고 있었고 속으로 정말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멀쩡한 별장의 반을 태워 먹어서 공들여 수리까지 해야 한다니.’
박해은은 고태빈이 그 별장을 사지 못했다는 사실도, 거액의 손해 배상금을 갚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박해은은 장경희와 고나율이 갈 곳이 없을 때 그들을 받아준다면 그들이 틀림없이 이 은혜를 기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앞으로 그녀가 하이스카이 별장에서 그들과 함께 살겠다고 할 때 그들도 차마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고태빈은 고개를 돌려 고마움 가득한 눈빛으로 박해은을 바라보았다.
“해은아, 너무 고마워. 넌 정말 내게 큰 도움이 됐어.”
박해은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별거 아닌데, 뭘. 어차피 나도 지금 그 집에서 지내지 않으니까 괜찮아.”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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