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차는 도로를 스치듯 달려 곧바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손태하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가방을 소파 위에 내려놓고 집 안을 둘러보았다.
침실에도, 운동 방에도 그녀의 모습은 없었다.
서재 문을 열었을 때야, 차분히 앉아 차를 우리고 있는 양지유가 눈에 들어왔다.
“지유야...”
손태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뒤에서 조심스레 안았다.
“여보...”
양지유는 살짝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곤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품에 안겼다.
“너무 보고 싶었어.”
그녀의 목소리엔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그 작은 흔들림 속에 눌러 담긴 우울함이 손태하의 가슴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응...”
그는 조심스레 그녀를 들어 올리며 속삭였다.
“우리... 침실로 갈까? 이렇게 안고 있으면 여보가 불편할 것 같아.”
양지유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목을 더 꼭 끌어안았다.
그 침묵이 곧 대답이라는 걸 손태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천천히 침실로 향했다.
침대 위에 부드럽게 내려놓자, 그녀의 눈길이 그를 향해 따스하게 머물렀다.
“여보도 어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와.”
“응, 알겠어.”
손태하는 짧게 대답한 뒤,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한동안 분주했다.
그리고 이내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
“지유야, 무슨 일 있어?”
넓은 침대 위에서 양지유는 그의 품에 파묻힌 채 작게 웅크렸다.
고개를 숙인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아냐, 별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지. 네가 이렇게 조용할 때는 항상 무언가 있잖아.”
손태하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낮아졌다.
“내가 실수한 거야? 혹시 내가 너한테 상처 준 거면 말해 줘.”
“아니...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예전 일이 떠올라서 그래?”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양지유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응...”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공기가 조금 더 무거워졌다.
그녀는 손태하의 시선을 마주보다가 살짝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는 그의 입술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괜찮아, 지난 일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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