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 오픈한 커플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다.
손태하와 윤재형은 창가 쪽의 한적하고 조용한 자리를 골라 앉았다.
그들은 커플 세트 메뉴 대자와 반반 육수를 주문했다.
“야, 손태하. 난 진짜 네가 운 좋은 거 부럽다, 어휴...”
“부러워할 게 뭐 있어. 운이란 게 언제 올지 모르는 거야. 너도 며칠만 지나면 좋은 일 생길지도 모르잖아.”
손태하는 윤재형이 히죽 웃는 걸 보고, 손을 휘저었다.
“난 평생 꿈에서라도 몰아보고 싶던 SUV를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몰고 다니잖아. BMW, 탱크 300 블랙워리어, 지프 랭글러까지 며칠 만에 벌써 세 대째야.”
“BMW는 우리 대표님 차야. 며칠 맡아뒀다가 시동이라도 좀 걸어주려고 잠깐 몰았던 거지. 탱크 300 블랙워리어도 회사에서 안배한 차고, 내 건 아니야. 이 지프 랭글러만 내 여자 친구 차야... 그냥 여자 친구 덕 좀 보는 거지 뭐.”
“누구 차든 상관있나? 어쨌든 없기보단 편하지.”
“쳇, 그래도 넌 지영 씨랑은 벌써 3~4년 사귀었잖아. 그 정도면 지겹도록 연애했을 텐데, 난 이제 막 여자 친구 생긴 거거든?”
“하, 됐다 됐어. 민지영 얘기 꺼내지 마라. 생각만 해도 짜증 나. 걔 친구 말로는 요즘 소개팅만 주구장창 나간다더라.”
“뭐? 진짜야?!”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렇게 급해? 2년 동안 기다려준다더니... 세상 참 무섭다.”
손태하는 씁쓸하게 웃었다.
요즘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사랑도 따라오고, 돈이 없으면 사랑도 함께 떠난다.
몇 년의 정이니, 진심이니 하는 건 결국 허상에 불과했다.
결국 다들,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날 뿐이었다.
“됐어. 어차피 끝난 사이잖아. 이제는 걔가 누구를 만나든, 나랑은 상관없어.”
윤재형은 손을 내저으며 대화를 끊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밝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
“태하야, 술 한잔할래?”
“술은 무슨 술이야. 나 운전해야 하는데.”
“아, 그렇지... 그럼 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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