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양지유가 휴대폰을 집어 들자, 양설아는 눈치 있게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이 녀석, 이제 정말 다 컸네...”
그녀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그녀는 휴대폰 화면에서 ‘손태하’의 이름을 눌렀다.
신호음이 몇 번 울리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아까 왜 그래? 갑자기 전화를 끊어서 깜짝 놀랐잖아.”
“미안. 방금 설아가 갑자기 들어와서... 설명할 틈이 없었어.”
“괜찮아. 근데 설아가 무슨 일로 왔어?”
“여보...”
양지유의 목소리에 묘한 설렘이 섞였다.
그 기운을 느낀 손태하가 살짝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혹시 설아한테 말했어?”
“응. 방금 설아한테 우리 일, 전부 얘기했어.”
손태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 그럼... 반응은 어땠는데?”
‘이제 더 이상, 혼자 외로운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겠지?’
“우리 설아, 정말 착해. 혼인신고서도 보여줬는데, 우리를 응원해 줬어.”
“진짜? 세상에... 너무 잘됐다! 그, 그럼... 나 이제 여보한테 가도 돼?”
“푸핫.”
손태하의 다급한 목서리에 양지유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이지, 나한테 너무 빠진 거 아니야? 반나절 떨어졌다고 이렇게 보고 싶어 한다니.’
“응, 지금 바로 와. 내가 아주머니한테 저녁 넉넉히 준비하라고 할게. 우리 세 식구가 드디어 한자리에 모이네.”
양지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따스함이 천천히 번져갔다.
남편이 있고, 딸도 있는 지금에서야 비로소 삶이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온전히 느껴보았다.
“좋아! 지금 바로 갈게!”
손태하는 전화를 끊기도 전에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순식간에 옷장을 열고 셔츠와 재킷을 꺼내 입었다.
양설아를 만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오늘 밤은 혼자 잠들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쓸쓸할 줄만 알았던 하루가, 순식간에 행복으로 바뀌다니.’
“이따 봐, 여보.”
“그래, 이따 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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