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그게 뭐가 그렇게 민망할 일이라고 그래. 우리는 비록 아빠랑 딸 사이라도, 사실상 또래잖아. 그리고 난 그렇게 고지식한 사람도 아니야.”
손태하는 잠시 시선을 멈추고 양설아를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양지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설아는 말이 별로 없고, 낯도 좀 가려.”
그땐 정말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전혀 달랐다.
단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아직 삼십 분 남짓이었는데, 차 안은 벌써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게다가 양설아가 생각보다 먼저 말을 꺼낼 때가 많았다.
‘설아는 원래 이렇게 명랑한 성격이었구나. 그저 지난 일들이 마음의 문을 닫게 했던 거야. 이제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살아도 곧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
“네, 고마워요, 아빠... 아, 아니, 고마워요, 태하 씨. 헤헤.”
“그래,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
손태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편한 대화였다.
이렇게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양설아도 곧 예전처럼 밝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차는 어느새 ‘꽃들의 세상’ 시장 앞에 다다랐다.
...
“태하 씨... 제 친구네 가게는 입구 근처에 있어요.”
양설아는 시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쑥스러운 듯 목소리를 낮췄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아빠’ 대신 이름을 부르는 게 왠지 어색했다.
‘엄마한테 괜히 들켰다간... 분명 기분 상하실 거야.’
“일단 한 바퀴 둘러볼까? 괜찮은 데 있으면 들르고, 네 친구 가게도 가 보자. 어차피 돈 내는 건 대표님이니까, 어디서 사든 상관없잖아?”
“네...”
양설아는 터져 나올 듯한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아빠는 엄마가 대표님인 걸 전혀 눈치 못 챘나 봐. 오늘 사 가는 화분이 놓일 곳도 아람 주택단지 별장인데...’
하지만 양지유가 아직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니, 그녀도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어차피 엄마가 조만간 말해 주시겠지.’
“설아야, 마음에 드는 화분이나 식물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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