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손태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양설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일어설 참이었다. 프로그램 설치에 시간이 꽤 걸릴 터이니 하염없이 곁을 지킬 이유는 없었다.
“응, 다음에 보자. 무슨 일 있으면 카톡으로 연락하고.”
양설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손태하에게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손태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은 채 돌아섰다.
눈 깜짝할 새 시간은 벌써 낮 11시를 넘어섰다.
여느 때 같으면 손태하는 슬슬 짐을 챙겨 양지유를 만나러 집으로 향해야 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양설아는 갓 들어온 인턴 직원인데 저처럼 일찍 퇴근하고 늦게 출근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손태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휴대폰을 들어 양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여보, 말해봐.”
“여보, 우리 설아가 디자인부에 입사했잖아. 점심시간에 이 먼 거리를 다시 왕복하는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설아도 이제 막 출근했는데 정상적인 퇴근 시간은 12시부터니까.”
“어머, 내가 마침 당신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여보하고 설아 둘이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먹든지 배달시켜 먹든지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 퇴근하고 내가 집에 가서 같이 저녁 먹게 기다릴게. 그러는 게 낫지? 이렇게 먼 길을 왔다 갔다 하는 건 아무래도 너무 힘들지.”
“음... 알았어.”
손태하는 내심 아쉬웠지만 달리 더 좋은 방도가 없었다.
양설아를 회사에 두고 아빠 혼자만 집으로 돌아가는 건 영 딸을 덜 아끼는 것처럼 보일까 그것도 마음이 불편했다.
“자기야...”
“저녁에 돌아오면 여보한테 내가 상 줄 테니까 걱정하지마. 우리 태하는 꼭 말 잘 들을 거지...”
양지유는 손태하의 목소리에서 배어 나오는 아쉬움을 분명히 알아차리고는 서둘러 다정하게 손태하를 위로했다.
사실 양지유의 마음인들 어찌 서운함이 없을까.
양지유 역시 손태하가 돌아와 함께 밥을 먹고 안아주고 입 맞춰주기를 간절히 바랐다.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있으면 그저 행복할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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