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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양지유는 부끄러운 듯 웃으며 손태하를 한 번 바라보더니 몸을 돌려 안방으로 들어갔다. “이건...”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손태하는 점점 더 벅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 정말 같이 살게 되는 건가? 병원에 있을 때처럼 가끔 시간 날 때만 들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함께 살게 될 줄은 몰랐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두 사람은 정식으로 혼인신고까지 마친 부부인데 함께 사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지유가 안방에서 나왔다. 그 손에는 남성용 잠옷이 들려 있었다. “여보, 이건 내가 준비한 잠옷인데 사이즈가 맞을진 모르겠네. 한 번 입어봐.” “여보가 준비한 거라면 무조건 잘 맞지.” 손태하는 웃으며 옷을 건네받고는 슬쩍 양지유의 손을 쓰다듬었다. “응, 가서 씻어. 안에 있는 파란색 수건은 당신 거야.” “알겠어, 여보!” 그렇게 손태하는 잠옷을 들고 기분 좋게 욕실로 들어갔다. ... 욕실에는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었고 희미한 향기까지 퍼져 있었다. 양지유가 막 씻고 나왔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문 옆에는 수건 두 장이 걸려 있었는데 하나는 빨간색, 하나는 파란색이었다. “킁킁...” 손태하는 파란색 수건을 들어 코끝에 가져다 댔다. 은은한 향기가 참 좋았다. “촤아아...” 이내 그는 샤워를 시작했다. 아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렜다. ‘이렇게나 아름답고 부드럽고 말투마저 달콤한 누나 같은 사람이 내 아내라니! 만약 누나의 몸이 완전히 회복되기만 한다면...’ 손태하는 내일 아침 못 일어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쯤 지난 뒤, 손태하는 몸을 다 닦고 준비해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드라이기를 집어 들어 최대 풍속으로 켜고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짧은 머리라 그런지 금방 다 말랐다. “여보, 나 왔어...” “딸각.” 욕실 문을 열고 손태하가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거실에는 양지유가 보이지 않았다. ‘안방으로 돌아갔나?’ “끼익...”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는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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