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진짜야? 그렇게 예쁜 저택을 우리 둘이 공짜로 쓸 수 있다고?”
“응. 대표님이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어.”
양지유가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손태하는 속으로 이 일은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다고 느꼈다.
“그럼 우리 언제쯤 이사할 수 있어?”
“언제든지. 원하면 오늘이라도 당장 들어갈 수 있어.”
사실 손태하도 그 집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태어나서 별장 같은 데서 살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제대로 안을 둘러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표가 ‘집이 썰렁하니 사람 사는 기운 좀 돌게 해 달라’며 권한 거였으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좋아, 여보. 우리 얼른 이사하자.”
양지유는 기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슬쩍 장난기 어린 눈빛을 건넸다.
‘대표가 살라고 하니까 들어갈 생각을 하네? 몰랐지? 그 별장, 원래 당신 마누라 소유라는 거.’
“그럼 당신은 언제쯤 이사하고 싶어? 오늘?”
“오늘은 좀 그렇고... 내일 아침은 어때?”
사실 오늘 아침, 손태하가 회사로 간 직후 양지유는 절친 민희란과 함께 그 별장에 다녀왔다.
민희란이 바로 예전에 손태하가 ‘대표님’으로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몇 시간 동안 분주히 움직이며, 양지유가 자주 쓰는 물건 몇 가지를 미리 민희란의 집, 그러니까 그 별장으로 옮겨 두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었기에, 미리 조금씩 옮겨놓는 게 여러모로 편했다. 나중엔 조금씩 더 가져오면 될 일이었고.
게다가 오전 내내 움직였더니 몸도 좀 피곤해서, 이사는 하루 미루기로 마음먹은 참이었다.
“좋아, 내일이면 딱 좋네.”
손태하는 오후에 예정된 겨울 시즌 의류 샘플 착용과 촬영을 떠올렸다. 그 일정과도 겹치지 않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여보, 큰 집에서 사는 거 좋아해?”
“응.”
그 대답에 손태하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당연하지. 누구나 큰 집에서 살고 싶어하지. 다만 남의 집이면 아무래도 내 집 같진 않아.”
“맞아. 나도 그래.”
양지유는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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