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한참 분주하게 움직인 끝에 세 사람은 차에 실었던 짐을 모두 별장 안으로 옮겼다.
양지유가 중심이 되어 지휘하자 정리도 금세 마무리되었다.
“아주머니, 마음에 드는 방 하나 골라요. 여기서 지내도 되고 집에 가도 되고, 편한 대로 해요.”
양지유가 의미심장하게 눈짓을 보냈다.
“네, 사모님.”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순미는 이미 다 짐작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2층 방에서 머무르면 그만이었다.
“사모님, 태하 씨, 저 점심 준비하러 마트에 좀 다녀올게요.”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안순미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렇게 넓은 집 안에 다시 손태하와 양지유 단둘이만 남게 됐다.
“여보, 이리 와봐.”
양지유가 손태하의 손을 잡고 헬스장 쪽으로 이끌었다.
“여보, 예전에 운동 많이 했지?”
“당연하지. 이 복근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나 진짜 운동 많이 했어.”
손태하는 웃으며 배를 툭툭 두드렸다.
복근이며 허리 힘이 남다른 걸 보면, 아무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 앞으로 우리 아침마다 같이 운동하자.”
“완전 찬성! 너무 좋은 생각이야!”
두 사람은 말하며 헬스장 안으로 들어갔다. 런닝머신, 사이클, 복근 운동 기구까지, 웬만한 헬스클럽 못지않게 다 갖춰져 있었다.
“우리 대표님, 운동 엄청 좋아하시나 봐.”
“그랬던 것 같아.”
양지유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예전의 자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늘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고 42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날렵한 몸매를 유지했다. 심지어 요가도 꾸준히 해와서, 유연성 하나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하지만 석 달 전, 민혜원의 갑작스러운 실종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정신이 아득해진 순간, 그만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말았고 더욱 믿기 어려웠던 건 ICU에서 눈을 떴을 때 자신 곁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젊은 남편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손길, 그의 말투, 그의 웃음은 살아오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따뜻함과 위로였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는 그 감정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
그저 철없는 어린 남자라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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