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대표의 전화라는 걸 확인한 순간, 손태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받았다.
“여보세요? 대표님.”
“받는 속도 보니까 제법인데? 좋아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대표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담담하면서도 어딘가 미소가 느껴지는 말투였다.
“대표님, 무슨 지시사항이라도 있으신가요?”
대표의 칭찬에 손태하는 조금 민망하게 웃었다. 그래도 대표님이시니까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
“응, 인사팀 조 실장한테 가봐요. 새로 입사한 직원들 계약서인데 내가 서명해야 하거든요. 태하 씨한테 맡길게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예전처럼 카페 앞에다 가져다드릴까요?”
“오늘은 늦었으니까 굳이 안 가져다줘도 돼요. 일단 받아만 놓고 내일 아침 8시 전에 골든 아파트 단지 입구로 와요. 도착하면 전화하고.”
“네, 대표님. 내일 뵙겠습니다.”
“응, 수고해요 태하 씨.”
전화를 끊고 나자, 손태하는 새삼 감탄했다.
‘대표님은 정말 집이 많구나.’
전에 만났던 루프 아파트 근처 카페도 그렇고 분명 그쪽에도 집이 있는 게 틀림없다.
정말이지 다음에 또 어디서 만나자고 할지 몰랐다.
전화를 끊자마자 손태하는 망설이지 않고 계약서를 받으러 6층에 있는 인사팀으로 향했다.
잠시 후, 인사팀 사무실에 도착한 손태하는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조 실장님, 대표님께서 서명하셔야 할 계약서를 가지러 왔어요.”
“아, 네. 태하 씨, 고마워요.”
조유민은 반갑게 웃으며 일어나 파일 캐비닛 쪽으로 갔다. 그리곤 제법 두꺼운 서류 뭉치를 꺼내 들고 커다란 서류봉투에 차곡차곡 담았다.
“자, 이건 최근 석 달 동안 입사한 직원들 계약서예요. 총 65부니까 잘 챙기세요, 잃어버리면 안 돼요.”
“네, 걱정 마세요. 내일 아침 일찍 대표님께 잘 전달해드릴게요.”
“고생 많아요.”
“별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갈게요.”
서류를 들고 나온 손태하는 시계를 흘끔 봤다. 아직 오후 5시도 안 됐다. 별다른 일이 없으니 그냥 일찍 들어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집에 돌아가면 아내 양지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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