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무황은 놀라움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리며 낯선 이를 보듯 주석호를 바라보았다.
지금 눈앞의 이 사내가 내시들 입에 오르내리던 그 무능력한 주석호란 말인가?
이때 옆에서 누군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우야, 깊이 생각해 보거라. 만약 네가 여기서 져버린다면 절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태자 주호림이 그렇게 말했다.
주석호는 일이 닥치면 겁을 먹고 물러나는 겁쟁이에게는 눈길 한번 주고 싶지 않았다.
“태자 전하, 그렇게 걱정되신다면 저 대신 태자 전하께서 나서는 것은 어떻사옵니까?”
주호림은 그 말에 말문이 턱 막혀서 씩씩대며 대꾸했다.
“본궁은 널 생각해서 한 말이다!”
이때 무황은 고민을 마친 뒤 보기 드물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해 보였다.
“석호야, 자신 있느냐?”
주석호는 덤덤히 말했다.
“무엇이든 사람이 하기에 달린 것이옵니다.”
무황은 그 말을 듣고 눈빛을 번득였다.
“옥새를 가져오너라!”
서명까지 마친 뒤 주석호는 다시금 걸음을 옮겨 신정익의 맞은편에 섰다.
주변은 조용했고 다들 긴장감 때문에 숨을 죽였다.
이 대결은 단순히 무예를 겨루는 것이 아닌, 두 나라의 운명이 걸린 결전이었다.
“육황자 전하, 시작하시지요.”
신정익이 손을 들며 말했다.
주석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 대치했지만 아무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고 보는 이들은 어리둥절해졌다.
양만수가 참지 못하고 신정익에게 빨리 끝내라고 재촉하려는 순간, 신정익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육황자 전하, 기술이 대단하시군요. 저조차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육황자 전하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속도군요. 제 말이 맞습니까?”
주석호는 살짝 놀란 얼굴로 신정익을 힐끔 보았다.
그 점을 눈치챈 걸 보면 신정익은 확실히 실력이 꽤 좋았다.
신정익은 주석호의 얼굴에서 놀라움을 읽어내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니 이번 승부는 제가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과 함께 신정익이 갑자기 먼저 움직였다.
신정익은 마치 유령처럼 장내를 종횡하였고 매번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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