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서신이라니?”
무황은 어리둥절했다.
주호림과 주명철은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석호가 이리 침착한 것으로 보아 단서를 쥐고 있는 건 아니겠지? 절대로 빠져나가게 해서는 안 되는데.’
주호림이 호통쳤다.
“여섯째 아우, 진상이 다 드러났는데도 왜 계속 발뺌하려 드는 것이냐?”
사황자인 주덕배도 나서서 말했다.
“그래. 자백한다면 아바마마의 자식이니,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을 거다.”
주석호는 이 두 사람의 말을 무시한 채 무황에게 물었다.
“제가 어제 아침에 서신을 보냈는데 아직도 못 보셨단 말입니까?”
주석호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무황이 옆에 있던 어린 내관에게 물었다.
“육황자가 어제 서신을 보낸 것이 맞느냐?”
어린 내관은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답했다.
“그러하옵니다. 하오나 폐하께서 정사를 돌보시느라 바쁘신 것 같아서...”
“당장 내놓거라!”
무황이 호통쳤다.
어린 내관이 황급히 공문들 사이에서 송호가 보내온 서신을 꺼내 보니, 그 안에는 50만 냥 어음 다섯 장이 들어있었다.
주호림과 주명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특히 주명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밀서에는 분명히 석호가 50만 냥 어음을 몰래 감췄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걸 아바마마께 바쳤다고? 저놈이 대체 언제부터 이리 변한 것이야?’
무황은 서둘러 서신을 꺼내 읽은 뒤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신에 50만 냥 어음의 출처가 낱낱이 적혀 있었기에.
‘하긴 늘 향락에 빠져 지낸 석호에게 이렇게 많은 어음이 있을 리가 없지.’
이렇게 생각하자, 속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화가 치밀어오른 무황은 눈을 부릅뜨며 정우민을 쏘아보았다.
“정우민, 네 이놈. 어찌 감히 짐을 속이려 드는 것이냐!”
양만수가 일러준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황이라 정우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가족의 안전이 걱정되어 억지로 우길 수밖에 없었다.
“폐하, 이것이 죽을죄인 걸 아는데 신이 왜 거짓을 꾸미겠나이까? 신이 아무 원한이 없는 육황자 전하를 모함할 연유가 전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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