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희안궁.
근심 어린 얼굴을 한 채 짐을 정리하고 있던 송호는 미소를 띠고 있던 주석호를 보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하께서 가셔야 하는 숙주가 서남쪽에 있어서 매우 황량하다고 들었습니다. 거기 가거든 어찌 지내실 생각입니까?”
그러자 주석호는 가볍게 웃었다.
“그냥 지내면 되지 뭐.”
그는 용병으로 지냈을 때,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왔고, 또 생존 능력이 보통이 아닌지라 조금 황량하다고 해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아바마마와 멀리 떨어질수록 좋아.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이니까.’
주석호의 이런 속마음을 알 리 없었던 송호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전하께서 충격받아서 정신이 어떻게 된 건가?’
그때, 주석호가 말을 꺼냈다.
“잠시 나갔다가 올 터이니 천천히 정리하고 있거라.”
말을 마친 뒤, 주석호는 황궁을 나와 정승부로 향했다.
방현석이 자신을 구해준 일과 곧 도성을 떠나야 해서 방청옥을 만나고 싶었던 것.
정승부 밖, 주석호는 문 앞을 지키고 있던 하인에게 말했다.
“정승께 알리거라. 육황자 주석호가 감사 인사를 전하러 왔다고.”
그러자 하인은 놀란 듯 주석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정승 나리는 지금 안 계시니 돌아가십시오, 육황자 전하.”
‘안 계신다고? 이럴수가...’
주석호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정승부에 온 목적이 방청옥을 만나기 위해서라고는 하나 방현석에게 감사 인사를 드릴 필요가 있었기에.
‘만약 내가 청옥을 만나러 왔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난 괜찮아도 청옥이 난처해질 수도 있는데.’
“정승은 어디 가셨느냐? 언제 돌아오시는데?”
주석호가 물었다.
“소인도 알지 못합니다.”
하인이 자신을 흘끗 쳐다보며 퉁명스럽게 답하는 것을 보고 주석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하인 주제에 감히 거만한 태도로 날 대한다고? 비록 숙주에 가게 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명색이 황자인데. 보아하니 누군가가 이리하라고 시킨 것이 분명해.’
이렇게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에 방현석의 분노를 떠올리고 무언가 깨달은 주석호는 하인과 더 이상 말을 섞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