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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방청옥이 곧 대흥전에 도착했다. “방청옥, 오늘 태자가 다시 짐에게 혼인을 청하였으니 짐이 묻노라. 너의 뜻은 어떠하냐?” 무황이 위엄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방청옥은 고개를 들지 않고 또렷한 목소리로 아뢰었다. “폐하께 아뢰옵니다. 소녀가 바라는 지아비는 두 가지 조건이 있사옵니다. 첫째는 학문과 재예나 뛰어나 소녀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오며 둘째는 반드시 공훈을 세워 북양에 큰 공로가 있어야 하옵니다. 만약 폐하께서 정혼 하시는 분이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소녀는 다른 의견이 없사옵니다.” 방청옥이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주호림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 그는 모든 말이 자신을 겨냥하고 주석호를 편드는 것처럼 들렸다. 순간 주호림은 이를 갈며 주석호에 대한 증오를 더욱 깊게 품었다. 만약 주석호가 없었다면 방청옥이 어찌 이토록 높은 요구를 하였겠는가? 무황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방청옥을 매우 칭찬했다. 그는 호기심에 물었다. “방청옥, 짐의 황위는 장래에 반드시 태자에게 전해질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네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단 말이냐?” 방청옥은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소녀가 바라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할 수 있는 사람이지, 헛된 명예가 아닙니다.” “하하하... 좋다! 좋다, 헛된 명예를 바라지 않는구나!” 무황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방청옥의 말마디가 모두 자신을 칭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태자, 들었느냐? 방청옥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할 사람을 원한다! 너도 부지런히 노력하거라. 만약 어느 날 네가 그것을 이루어낸다면 짐은 반드시 너에게 혼인을 내려주겠다!” 말을 마친 무황은 큰 손을 휘둘렀다. “조회를 마친다!” “폐하,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온 조정의 문무백관은 즉시 물러났다. 태자 주호림은 떠나기 전 주석호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주석호는 주호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생각에 잠긴 듯 방청옥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왜 방 낭자가 오늘 한 말들은 태자를 완곡하게 거절하는 동시에 어찌 보면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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