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주석호는 여전히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받았다. 이어서 주석호는 하권종의 공손한 눈빛을 뒤로한 채 떠났다. 주석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하권승은 천천히 허리를 펴고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대청으로 돌아온 후 하권승은 하인들을 물리고 몇 명의 아들들과 집사만 남겨두었다. 하인들이 막 떠나자 큰아들이 참지 못하고 마음속의 의문을 말했다. “아버지, 아무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소요왕에게 이토록 큰 대가를 치를 필요가 있습니까?” 다른 몇 명의 아들들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권승을 바라보았다. 다른 세 세력과 비교하면 하씨 가문은 안정후와의 관계 때문에 조정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주석호는 이전에도 하권승이 그들을 꾸짖을 때 자주 언급되던 인물이었다. 하권승은 허허 웃으며 눈빛이 밝아졌다. 조금 전에 보이던 비굴한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노련한 여우 같은 빛이 감돌았다. “세상일은 예측하기 어렵다. 이 소요왕은 비록 쓸모없는 쓰레기일지라도 결국 전하이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느냐?” 몇몇 아들들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하권승은 말했다. “도씨 집안의 그 표사 선조도 아마 그의 후손들이 숙주에서 한몫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렇군요.” 모두들 비로소 이해했다. 하권승은 흐뭇하게 웃으며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띠었다. “게다가 내가 마마에게서 얻는 것이 내가 내어준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하권승이 하사한 저택은 숙주 서현 거리의 정중앙에 있는 3겹으로 된 저택이었다. 관리가 아닌 집안에는 이 정도 규모라면 이미 최고급이었다. 도성에서는 수만 냥의 은자 없이는 절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하권승은 정말 아낌없이 내놓는구나.” 주석호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너희 둘은 앞으로 대문을 지키도록 하고 너희는 청소를 맡아라. 너희 중에 요리할 줄 아는 사람 있느냐?” 송호는 이때 하인들에게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지시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그 서역 여인들에게 지시할 때 그는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