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주석호가 고삐를 당기며 출발하려고 하자 곁에서 가슴 벅차게 지켜보던 선우진은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우진은 급히 말 앞으로 달려갔다.
“마마께서도 함께하시는 겁니까?”
주석호가 이상하다는 질문이라는 듯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본왕이 당연히 가야지 않겠나?”
비록 이 200명의 병사는 지금은 기세가 충만하여 두려움이 없어 보이나 정작 전장이 얼마나 참혹한지는 알지 못한다.
만약 주석호가 동행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큰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
더구나 동행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수십 근이나 되는 무거운 갑옷을 입을 필요도 없었겠지.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마마께서 못 가십니다!”
항상 주석호 앞에서 반대 의견을 내본 적 없던 선우진은 이번만큼은 태도가 단호했다.
“설령 나서야 한다고 한들 응당 숙주 지주로 있는 소신이 나서야 합니다!”
주석호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
“선우 대인, 그대는 군사 행군과 전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비록 소신은 문관이오나 숙주에 부임한 이래 삼 년 동안 병법서를 익혀 왔습니다.”
선우진이 낮게 아뢰자 주석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우진은 전쟁을 너무 단순하게 보고 있었다.
진정한 전쟁이란 병법을 곧이곧대로 옮겨쓴다고 해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은 매번 뜻밖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에 병법을 그대로만 좇으면 오히려 참패를 당하게 될 것이다.
잠시 생각한 끝에 주석호가 입을 열었다.
“선우 대인, 이번 토벌에는 그대도 본왕과 함께하세.”
지금 선우진은 민병 훈련을 맡고 있으니 직접 전장을 경험해 보는 것 또한 유익할 터였다.
“명... 명을 따르겠습니다.”
선우진은 한참을 망설였으나 주석호가 더는 거절할 수 없는 기세를 보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였다.
다만 선우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석호를 반드시 후방에 세워 그의 안전을 지키리라 다짐했다.
이제 더는 반대하는 이가 없자 대군은 곧장 출발하였다.
세 시진이 지난 뒤 군대는 양산으로부터 불과 다섯 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다.
주석호가 손을 들어 군대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