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화
공주희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같은 부서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배수지가 아직 자리에 남아 있었다.
배수지가 공주희를 보며 말했다.
“주희 씨, 같이 점심 먹으러 가요. 주희 씨가 지난주 출장 가셨을 때 새로 생긴 맛집을 발견했는데, 그곳 매운탕이 정말 대박이에요. 제가 오늘 쏠게요.”
“좋아요. 저도 맛있는 매운탕 먹은 지 오래됐네요. 마지막으로 먹은 건 우리 새언니가 해준 거였어요.”
말을 마친 공주희는 공지한 집에 밥을 얻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공지한의 차가운 얼굴이 떠오르자 바로 생각을 접었다.
먹는 것보다 일단 살아 남는 게 중요했으니깐.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매운탕 가게는 회사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가게에 도착한 공주희와 배수지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맞은편에 앉은 배수지가 공주희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눈을 깜빡였다.
공주희는 웃으며 놀리는 어조로 말했다.
“왜 그래요? 혹시 눈에 뭐 들어갔어요?”
“아니요, 저쪽 좀 보세요. 우리 지 대표님이신 것 같아요.”
공주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멍해졌다. 살며시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그들로부터 두 테이블 정도 떨어진 자리에 지세원이 한 여자랑 식사하고 있었다.
바로 어제 지세원과 함께 백화점을 거닐던 그 여자, 지예빈이 말하던 지세원의 소개팅 상대, 그리고 조금 전 계단에서 지세원과 식사 약속을 잡는 통화를 하던 바로 그 상대였다.
지예빈의 말처럼 두 사람 사이는 아주 좋아 보였고, 지세원도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공주희는 그쪽을 향해 한 번 흘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맞은편에 앉은 배수지는 여전히 흥분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회사 최고의 스캔들을 목격하다니, 참 뜻밖의 사건이었다.
매운탕을 좋아하지 않는다던 지세원의 말은 완전한 거짓말이었어.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었다.
“주희 씨, 지 대표님이 여자분과 식사하는 거 처음 봐요. 맞은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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