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공주희는 머쓱하게 땀을 닦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라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서요. 얼른 결재해 주세요.”
말을 마친 공주희는 아침 식사가 든 봉투를 들고는 쏜살같이 탕비실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에 결재 승인 알림이 떴다. 그녀의 직급에서는 반차 정도는 부장이 승인하면 그만이었다. 일이 너무나도 순조롭게 풀린 셈이었다.
공주희는 탕비실에 앉아 천천히 아침을 먹으며 휴대폰으로 뉴스를 훑었다. 그때, 메신저 알림이 울렸다.
지예빈이 보낸 문자였다.
[주희야, 반차 냈어? 점심 12시 정각에 학교 정문 앞에서 보자. 거기 볶음 요릿집 정말 그리워.]
공주희가 답했다,
[걱정 마, 이미 결재 났지. 12시 1층 로비에서 봐.]
지예빈이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콜. 오후 농구 시합 때문에 갑자기 나갈 일이 생길까 봐 미리 다른 사람이랑 근무도 바꿔 놨어.]
공주희가 답장했다.
[정말 멋진 연하남들 보려고 별짓을 다 하는구먼.]
지예빈이 진지하게 말했다.
[사람 사는 거 힘든데 상처를 들추진 말아 줄래? 일해야겠다.]
공주희는 휴대폰을 보며 피식 웃었다. 마지막 남은 샌드위치 한 입을 마저 먹고는 그녀 역시 일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막 탕비실을 나서는 순간, 부장이 서류철을 들고 다가왔다.
“주희 씨, 마침 잘됐네요. 이 서류 지 대표님께 가져다드리고 서명 좀 받아 줘요. 내가 지금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부장은 공주희의 손에 서류를 건네더니 몸을 돌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공주희는 멍하니 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직이 불렀다.
“저... 부장님.”
손에 들린 서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공주희는 이내 체념한 듯 몸을 돌려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세원의 사무실 앞에 다다르자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공주희는 노크를 하고 문을 밀고 들어갔다. 지세원은 유리창 앞에 서서 통화 중이었다. 그는 공주희를 보고는 들어오라며 손짓했다.
그는 한 손으로 수화기를 가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그러고는 다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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