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그 남자 입에서 나온 전부 끌고 가라는 말이 나왔으니 그곳에는 지예빈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지예빈이 평소 공주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으니 아마도 공주희와 함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지세원은 다시 공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한참이 울려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걷잡을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 심장이 순간 덜컥 내려앉으며 요동치기 시작했고 그는 바로 공지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공지한은 집에서 임윤슬을 품에 안고 일찍 잠들어 있었다.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임윤슬이 깰까 봐 황급히 침대 머리맡 협탁 위의 휴대폰을 집어 무음으로 바꾸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든 채 조심스럽게 일어나 욕실로 향했고 문을 닫은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늦은 시각 지세원에게서 전화가 온 것을 보니 필시 급한 일임이 분명했다.
“예빈이가 아무래도 사고가 난 것 같아. 게다가 아마 공주희하고 같이 있을 확률이 높아. 지금 둘 다 전화가 안 돼. 아이들 위치를 알아야 해. 예빈이 휴대폰에 위치 추적이 되어 있는데 좀 찾아봐 줘.”
공지한은 두 사람이 함께 연락이 끊겼다는 말에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알겠어. 지금 바로 서재 컴퓨터로 추적해 볼게. 위치가 파악되는 대로 보내줄게.”
“응.”
공지한은 전화를 끊고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러자 임윤슬이 목이 잠긴 듯 쉰 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지한 씨?”
휴대폰이 울렸을 때, 공지한은 재빨리 소리를 껐지만 임윤슬은 이미 잠에서 깨고 말았다. 공지한이 일어나 욕실로 가는 것을 느끼고는 왠지 불안했던 것이다.
공지한은 그저 그녀를 안심시킬 뿐이었다.
“아무 일 아니야. 지세원이 나를 갑자기 찾네. 서재에 가서 잠깐 처리할 일이 생겼어. 착하지? 먼저 자고 있어.”
“네, 너무 늦게까지는 하지 마세요.”
“알겠어. 얼른 다시 자.”
공지한은 서재로 향했다. 컴퓨터를 켜고 코드를 입력하는 그의 눈빛은 집중으로 가득했고 표정은 진지했다. 키보드 위를 두드리는 손놀림은 신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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