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화
“으음... 아마도.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어.”
지예빈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너희 둘은 하루 종일 붙어 다니잖아. 공주희 일인데 네가 모르는 게 어딨어.”
“하하... 오빠, 그런 일은 아무래도 말하기 좀 그렇잖아.”
“됐다. 너희 여자애들은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간다. 너도 일찍 자.”
지세원이 국그릇을 들고 지예빈의 방을 나서자 그제야 지예빈은 한숨 돌리며 침대에 털썩 앉았다.
‘설마 오빠는 진짜 김시아와 결혼하려는 걸까? 에휴, 사랑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다음 날, 눈을 뜬 공주희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혀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머무른 방도 제 방이 아니었다.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예빈의 집, 지예빈의 방이었다. 어젯밤 일은 어렴풋이 기억났다. 지세원과 유재윤이 달려와 그들은 구한 기억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침실의 커튼은 굳게 닫혀 있어 낮인지 밤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지예빈은 방에 없었다. 이미 일어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시간은 꽤 늦었을 터였다.
공주희는 서둘러 일어나 화장실에서 씻고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어제 입었던 옷은 지예빈이 세탁해서 건조까지 해두었는지 머리맡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준비를 마치고 방문을 열자 아래층에서 웃음소리가 섞인 대화가 들려왔다.
공주희는 문 앞에 뻣뻣하게 선 채, 문손잡이에 얹었던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손님이 와 있었다. 게다가 지세원도 집에 있었다. 지세원 어머니가 한 여자를 시아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매우 다정한 목소리였다.
공주희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몇 번의 연습 끝에 가장 자연스러운 미소를 얼굴에 걸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 거실에는 길고 갈색의 웨이브 머리를 한, 몸에 잘 맞는 긴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한기영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세원은 그들 맞은편에 앉아 입을 다문 채 차를 마시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자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그 웃음이 참으로 화사했다. 키가 훤칠하고 말과 행동거지가 단정하고 우아했다. 피부는 옥처럼 곱고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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