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윤하영이 급히 자리를 뜨고 나가자 방 안에는 공지한만이 남았다.
그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윤하영이 독수리를 믿지 말라고 한 걸 보면, 그가 잠입한 경찰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상하게도 공지한은 마음 한구석에서 허운재를 이미 임윤슬의 오빠로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유 모를 신뢰가 생겼다.
설령 부모님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는 결코 중간에 도망치거나 허운재를 혼자 두고 떠날 사람은 아니었다.
윤하영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지한의 예민한 청각이 창밖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를 잡아냈다.
그는 낮게 목소리를 깔며 물었다.
“누구시죠?”
뜻밖에도 창문을 타고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허운재였다.
한 손으로 창틀을 짚고 가볍게 착지하는 동작이 제법 멋졌다.
‘참으로 시끄러운 밤이구나.’
허운재는 소파에 털썩 앉아 다리를 꼬더니 능글맞은 얼굴로 비스듬히 기대어 앉았다.
공지한은 그 모습을 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언제 왔어요?”
“음... 윤하영 씨보다 살짝 먼저? 미안하네요. 우연히 두 사람의 ‘탈출 계획’을 듣게 됐거든요.”
공지한의 눈빛이 매섭게 그를 겨눴다.
말로는 사과를 하고 있었지만 허운재의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남 얘기 엿듣는 게 취미인가?’
“그런 눈으로 그만 봐요. 나도 들어오려던 참이었는데 그 여자가 문 두드리더라고요. 그러니 뭐 어쩌겠어요.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내 여동생 감시차 겸사겸사 들어온 거예요. 혹시라도 우리 동생한테 미안할 짓을 하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죠.”
허운재는 어처구니없을 만큼 진지한 얼굴로 말하더니 꼭 진짜 처남이라도 된 듯 분개했다.
공지한은 대꾸 대신 코웃음을 내뱉었다.
“정문 놔두고 굳이 창문 타는 게 취미예요?”
“누구는 정문으로 안 들어오고 싶겠어요? 그런데 곳곳에 감시가 깔려 있잖아요. 지한 씨도 봤을 거예요. 케이의 명령 없이는 문 앞의 두 남자가 절대 내보내지 않는다고요.”
공지한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사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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