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5화
임윤슬과 허운재는 금발 여자를 따라 유람선 안으로 들어갔다.
임윤슬은 공지한의 상태가 너무 걱정돼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여자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녀는 그저 임윤슬과 허운재에게 각각 방 하나씩을 배정해 주고는 거기서 묵으라고 했다.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허운재는 곧바로 우현에게 연락했다.
그는 유람선의 이름과 현재 위치를 전하며 목적지가 빈스 근처일 거라고 짐작했다. 임윤슬과 유람선에 탔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리고 지한 씨가 이 유람선에 있어요.”
선착장에 도착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았다.
허운재의 말을 들은 우현은 숨이 턱 막혔다.
공지한이 정말 살아있다니!
그는 즉시 부하들을 불러 유람선 탑승자 전원을 조사하게 하고, 동시에 요원 몇 명을 부둣가로 급파했다.
곧 유람선의 신원이 드러났다.
도우럽에 있는 작은 나라, 펠리아 왕국 소속의 유람선이었다. 나라 규모는 작았지만 석유와 다이아몬드 자원이 풍부해 상당한 부를 지닌 군주제 국가였다.
우현은 알아낸 정보를 모두 허운재에게 전송했다.
메시지를 확인한 허운재는 그 금발 여자가 아마 펠리아의 공주일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바로 옆방, 임윤슬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자 불안이 밀려왔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싶은 마음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방 안엔 아무 일도 없었다. 임윤슬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운재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가갔다.
“괜찮아요?”
누구라도 자신이 애타게 찾아 헤맨 남편이 다른 여자 옆에 있고, 심지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임윤슬은 뒤를 돌아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녀의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감사했다. 적어도 공지한은 살아 있었으니까.
그 사실 하나로도 슬픔보다 커다란 안도와 감사가 마음을 채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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